<명구>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新)民, 在止於至善.
<해석> 대학의 도리[道]는 명덕을 밝히고, 백성을 친애[또는 새롭게]하고, 최상의 선[至善]에 머무름에 있다.
<내용> 이 구절은 『대학』이 제시하는 핵심적 원리, 이른바 삼강령(三綱領)이라고 일컬어지는 부분이다. 최고의 교육기관 또는 학문의 목적이요 도리란 인간 본연의 밝은 덕을 밝히고, 이웃 시민을 사랑하고 [또는 새롭게 하고], 궁극적이며 보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최고의 교육기관으로서 ‘대학교’들이 시행하고 있는 교육내용과 방법은 천차만별로 다양하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사회의 최고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동서고금의 대학들을 살펴보면, 그것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교육목표는 동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학』은 이러한 교육목표가 잘 나타나 있다.
『대학』에서 말하는 ‘명덕’이란 선천적으로 인간의 마음에 부여된 본연(本然)의 밝은 덕으로 그것은 도덕적 감성 및 이론적․실천적 지성 또는 이성(理性)이다. 따라서 대학의 첫 번째 과제는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인간 심성의 본래적인 도덕적 감성과 사물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아는 이성을 일깨워, 이러한 타고난 감성과 이성을 공명정대하게 실현하는 일이다. ‘민’이란 국민 또는 일체의 타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의 두 번째 과제는 국민 또는 이웃을 친애(親愛)하는 일이다. 친애란 타인을 내 몸처럼 여기는 것이며,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는 것이며, 타인의 처지를 나의 처지로 바꾸어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친민이란 국민이나 이웃을 향한 이러한 친애의 마음을 실천하는 일이다. ‘지선’이란 사물에 대처함에 있어서 마땅히 준수해야 지극히 당연한 이치 또는 마땅히 고려해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칭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의 세 번째 과제로서 "지선에 이르는데 있다."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리(事理)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다. 요약하면 『대학』이 지향하는 교육목표란 저마다 타고난 도덕성과 지성을 계발하고, 이로써 이웃을 친애하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당연한 이치와 보편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교육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과연 오늘날 우리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도덕성을 계발하기보다는 지성이나 재능의 교육에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타인을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방법보다는 자기 이익을 얻고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만을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인간의 당연한 도덕적 의무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가르치기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기술만을 가르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은 백년이라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하는 거대한 사업이니 소홀히 할 수 없지 않은가?
<출전> : 『大學』
<집필자> : 박연수 / 육군사관학교 국어철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