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不知天下之忠臣者 不可謂之忠
忠(충): 충성 진심 참마음 謂(위): 이르다 일컫다.
<해석>
천하의 충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충이라고 일컬을 수 없다.
이 문구는 곽재우(郭再祐)의 『망우집(忘憂集)』에 전한다. 곽재우는 왜적의 편에 선 임금을 꾸짖은 자로 유명하다. 그는 왕에게 29차례나 직언을 하여 왕에게 버림을 받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위보다는 나라를 걱정했던 충성스런 인물이다.
충(忠)이란 마음을 다한다는 뜻이다. ‘忠’ 자는 마음을 뜻하는 가운데 중(中) 아래에 마음 심(心)이 있다. 변함없는 마음을 의미한다. 충은 군신의 관계에 특히 요구되는 덕목이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가 “스승님의 도는 충서일 뿐입니다[夫子之道, 忠恕而已矣].”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충’은 바로 ‘인(仁)’이다. 공자가 “인을 위해서라면 생명도 버리겠다[殺身成仁].”라고 했듯이, 신하가 군주에게 충을 다한다는 것은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다는 의미다. 맹자는 충의를 중시하였는데, “의로움을 중히 여기고 이익을 가볍게 여겨야 한다[重義輕利].”라고 하였으니 충은 자신의 부귀영화는 물론 생명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하는 도덕가치인 것이다.
충심(忠心)은 지니기도 어렵지만 충성스러운 자를 알아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왕이 충신을 알아볼 능력만 있어도 성군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인재등용이 정치의 핵심 요소였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죽음보다 삶을 좋아하고 빈천보다 부귀를 좋아하고 아름다운 것과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자기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자보다는 아름답게 말을 꾸미어 아첨하는[巧言令色] 자를 더 좋아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충신을 멀리하고 간신을 더 가까이 했던 군주가 있었던 것이다.
충성스러운 자는 군주를 범하지 않는다. 언제나 군주에 대한 충성이 한 결 같이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충성스럽지 않은 자는 호시탐탐 남의 자리를 노리다가 결국 군주의 자리까지 범하기도 한다. 충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군주는 결국 그 신하에 의해 추락하게 된다. 이는 천하의 충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자신도 충한 마음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성스러운 자만이 충성스러운 자를 알아볼 수 있다.
<출전> : 『망우집(忘憂集)』
<집필자> : 최성애 / 춘천교육대학교 대학원 초등무용교육전공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