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몸을 닦아서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 오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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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1-05
민족 전통대학을 자랑하는 성균관대학교의 건학이념은 개인적으로는 인격을 함양하고 사회적으로는 인류와 더불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지도자의 이념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이며, 교시는 사랑·정의·예절·지혜를 뜻하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이다. 수기치인이라는 성균관대학교 건학이념의 연원은 바로 공자의 말인 “수기안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자의 문인 가운데에서 뛰어난 용기와 실천력으로 공자를 보필한 제자가 자로이다. 자로의 용맹은 정의를 실천하는 장점이 있으나 자칫 높은 학문과 올바른 판단에 기초되지 않을 때 맹목적 의협심이나 만용으로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공자는 항상 자로가 천수(天壽)를 다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자로가 참된 지도자인 군자에 대하여 질문하자, 공자는 늘 공경의 자세로 수양할 것을 언급하여 자로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자로는 공자의 지극한 이 말을 하찮게 여기고 더 좋은 말을 청하자, 공자는 다시 자신의 수양이 깊어 흘러넘치면 자연히 남에게 미쳐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재차 자로가 이 말에 만족하지 못하자 공자는 자신의 인격을 함양하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여 구제하는 일까지 일러주었다. 이는 자로가 높고 먼 곳을 향하는 마음을 억제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가장 가까운 자신의 수양에서부터 힘써 올바른 실천의 발판을 삼도록 권면한 것이다.
수기안인은 모든 사람들의 본질에 있는 덕성을 계발하여 모든 인류가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평화공존의 이상사회를 지향하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남을 편안하게 한다는 수기안인의 자세는 인(仁)의 실현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토대로 하여 자기?究별?인류평화의 달성을 목표로 하려는 자세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퇴색될 수 없는 지도자의 훌륭한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 출전 : 『논어』, 「헌문45」
# 내용소개 : 오석원(성균관대학교 교수 겸 유교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