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을 즐기는 것만 못하다
-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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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1-17
이 말은 “어떤 것을 아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는 공자의 언급에 이어지는 구절이다.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공자는 우리에게 알려고만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 그것을 좋아하라고 가르친다. 또 더 나아가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여기서 말하는 안다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즐긴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가령 선한 일을 비유하자면, 그것을 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단순히 아는 것이 안다는 것이고, 좋아한다는 것은 선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뿐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그것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이 되면 착한 일을 행?歐?좋아한다는 것이다. 즐긴다고 하는 것은 어떤 상황이 되면 그것이 선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 없이 아주 당연하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즉 자신이 만나는 작은 일 하나부터 마지못해 억지로 할 것이 아니라 기꺼운 마음을 내어 즐겁게 행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자가 말하는 즐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일에 대해 마지못해 하고 있는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공자는 어느 것을 좋아하기보다 즐기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모든 일에 대해 즐기면서 행동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즐긴다”라는 표현은 마치 사회적인 책임을 방기한 채 멋대로 놀고 먹는다는 뉘앙스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즐긴다”는 것은 대단히 멋있고 중요한 것이다. 이는 내가 하는 일을 즐기는 것 속에서 그 일을 행하는 힘과 창조력이 솟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상태가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면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즐기려는 마음에서 출발하였지만 나중에는 “진정으로” 즐기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 것이리라.
[樂(락): 즐기다.]
# 출전 : 『논어』「옹야」
# 내용소개 : 이강재(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