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연세는 알아야만 한다. 알게 되면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려워진다.
-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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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12
누구나 어린 시절 자신의 부모님만은 언제까지나 젊으실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자기 부모님께도 예외가 없다. 이러한 이유로 공자는 부모님의 연세가 얼마나 되셨는지 항상 알고 있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처럼 부모님의 연세를 알게 되면 두 가지 상반된 마음이 교차된다. 한편으로는 연세가 많이 드셨다는 사실이 기쁘다. 이토록 오래도록 장수하셔서 자신이 모실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이제 살아계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곁에서 모실 수 있는 날 역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부모님의 연세만 따진다고 모든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는가? 자식은 부모님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바로 평소 효를 다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 후회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님께서 가까이 살아계실 때 소홀히 하지 말고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대해야만 한다. 즉 항상 부모님의 건강에 대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면서 하늘이 준 천명이 다할 때까지 정성을 다하여 모실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는 간단한 가르침 같으면서도 현실 속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며칠 전 필자의 모친께서 칠순을 맞이하셨다. 그동안 생사를 넘어서는 고비가 있었던 ?孤?사실이지만 이렇게 살아계심을 기뻐하면서 문득 이 구절이 떠올랐다.
[喜(희) : 기쁘다. 懼(구) : 두렵다]
# 출전 : 『논어』「이인」
# 내용소개 : 이강재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