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고 공경하는 것은 어진 일을 실천하는 기본이다.
- 정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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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5-09
공자의 제자 유자(有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람됨이 효도하고 공경하면서 윗사람에게 거역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윗사람?“?거역하지 않으면서 문란을 일으키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있지 않았다. 군자는 기본에 힘써야 하고 그 기본이 확립되면 방법은 생겨나는 것이니, 효도하고 공경하는 것이야말로 어진 일을 실천하는 기본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효도하고 공경할 것을 강조하면 흔히 그것은 마치 일고의 가치도 없는 낡은 도덕인양 경시하고 마는 경향이 없지 않다. 사실 효도나 공경이란 말은 너무도 많이 들어와서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예의범절이기 때문에 그 말을 새삼스럽게 입에 올린다는 자체가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 어색하고도 고리타분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 인간사회에서 도모하는 모든 일이 마치 벽돌 하나 하나가 쌓여서 만리장성이 되고, 천리나 되는 먼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해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듯이 모두 시작이 있고 과정이 있고 그에 따라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인간의 선행이나 덕행과 같은 차원 높은 도덕적 행위가 아무에게서나 우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수양하고 남을 배려하는 겸손하고도 희생적인 자애심(慈愛心)을 기른 사람에게서 비로소 어려운 이웃과 세상을 구제할 수 있는 위대한 힘과 마음이 ?珝屛?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공경하는 마음은 궁극적으로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 원천이 바로 효도하고 공경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어질고 착한 일을 실천하는 기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효도하고 공경하라는 말은 단순히 그 말 자체에만 국한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다. 그 행위가 원동력이 되어 나아가서는 인간의 예의염치, 봉사와 박애, 그리고 적선(積善)과 자비(慈悲)에 이르는 위대한 인간애로 발전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극도로 변화된 사회라 할지라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인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덕목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인성을 바로 세우고, 망가진 인륜도덕을 다시금 반듯하게 가다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보편적인 실천윤리로서 ‘효제(孝悌)’부터 강력히 실천해야 할 것이다.
[弟: 형과 어른을 잘 섬김, 悌(공경할 제)와 통용됨. 與: 단정하지 않는 겸손한 말투]
# 출전 : 『論語』「學而」
# 내용소개 : 정범진(전 성균관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