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 이명수
- 조회수12203
- 2005-10-24
사람들은 군중 심리에 휩쓸릴 때가 있다. 어느 한 사람이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하면 나쁜 사람인 줄 알고, 또 “좋은 사람이야!” 말하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만다. 좋고 나쁨에 대한 아무런 기준도 없이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인(仁)을 이룩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중요하다. 나의 입장에서 남을 싫어하거나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이치상으로 따져볼 때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무엇인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좋은 것은 우리가 좋아하고 나쁜 것은 싫어해서 좋은 것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남을 좋아하고 미워하는 일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랑을 기준으로 올바로 좋아하고 미워하여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을 미워하더라도 내가 반드시 살펴보는 것은 그 사람의 행동이 착하지 못한 것 같지만 뜻은 취할만한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로 공자는 “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남을 좋아하거나 미워할 수 있다.”(『논어』「이인」 3장)고 하였다. 보통사람이 좋아하고 미워하는 경우에는 우리가 꼼꼼히 살피지 않으면 나의 개인 감정에 가려진 것이 있을 수도 있다.
자공이 “고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묻자, 공자는 “안 된다.” 하고, 이어서 “고을 사람들이 모두 미워하면 어떻습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안 된다. 고을 사람 중에 선한 자가 좋아하고, 선하지 못한 자가 미워하는 것만 못하다.”(『논어』「자로」 24장)고 하였다. 어디까지나 기준은 仁이다. 때로는 타자편에 서보면서 좋고 나쁨을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코드가 같다든가, 또는 학연, 지연 그리고 혈연을 사람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이 크게 참고해야 할 말씀이다.
[惡(오) : 미워하다.]
# 출전 : 『논어』「위령공」 27장
# 내용소개 : 이명수(성균관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