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걱정하지 않고,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 최근덕
- 조회수12275
- 2005-11-28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고 있는데 의심이 날 리 없다. 터득하고 이해가 되어 있으니 판단도 올바르게 선다. 무슨 일이고 맞닥뜨리는 대로 척척 해결해 나간다. 어진 사람은 근심 걱정이 없다. 태어난 성품 그대로 이 세상을 살면서 도덕 규범을 지키고 남에게 사랑을 베푸는데 근심이며 걱정이 끼어 들 리 없다. 언제나 떳떳한 삶을 당당하게 살아간다.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박력과 패기로 세상의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용기는 육체적인 용맹, 혈기에서 나오는 뚝심이나 배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마음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정정당당함이고 의???바탕으로 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말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지혜도 있어야 하고 선한 면도 있어야 하고, 그것이 뒷받침이 돼서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하지 못하면서 지혜만 있다면 한갓 권모술수(權謀術數)나 덕이 부족한 사람일 수밖에 없고, 선하지 못하면서 용기만 휘두른다면 한낱 저돌적인 사람으로만 남의 눈에 비치게 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바탕에는 어진 기품이 깔려 있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지혜가 있다는 것은 기계문명의 발달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흔히 ‘머리가 잘 도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런 사람이야말로 기계와 더불어 현대를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의 소지자인 것이다.
[惑(혹) : 의심되다, 미혹하다. 憂(우) : 걱정하다. 懼(구) : 두려워하다.]
# 출전 :『논어』「자한」
# 내용소개 : 최근덕(성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