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나를 탓하고, 소인은 남을 탓한다.
-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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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17
인생의 우등생으로서 군자는 항상 먼저 나를 돌이켜 보는 자세를 견지한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졸장부나 소인배는 남에게서 문제를 발견하려 애를 쓴다. 때로는 잘 한 일은 자기 탓이고 못한 일은 조상 탓으로 돌리는 일도 있다. 그렇다면 그런 태도는 이 세상의 주체로서 나를 저버리는 것이다.
공자가 살던 때야말로 난세였다. 그는 난세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자신에게 돌리는 풍토를 아쉬웠했기에 ‘내 탓’을 말했던 것이다. “구저기(求諸己)”는 “구지어기(求之於己)”로서 “之”는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우리 앞에 닥친 중대한 현안이자 문제점들이다. 곧 좋은 사회로 가는 데 있어 장애물이다.
이른바 “도”가 실현되지 않는 문제점을 나 자신으로부터 찾아 세상을 즐겁게 하려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나 자신을 위한 어떤 문제의 근원도 나에게 있고, 내 앞의 여러 일도 역시 우선 내가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책임의식은 한국의 오늘에 새삼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공자가 “내 탓이오” 말할 것을 우리에게 요청하였다면, 같은 흐름에서 맹자는 “반구저기(反求諸己)”를 말하여 “나를 반성하여 문제를 찾으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 달리 생각해 보건대, 군자는 인류가 할 여정에 능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자기 자신을 꾸짖어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소인은 이 세상에 어떤 비전의 제시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달리 자기의 이름을 이룩하는데, 정신없다가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남만 책망한다.
군자와 소인은 반비례하여 존재한다. 군자가 많아져서 교양인으로서 온 세상 사람들이 즐겁게 오순도순 사는 때가 온다면 그것이 공자가 바라는 세상이고 우리가 희망하는 유토피아일 것이다.
[諸(저): ‘에서’라는 뜻으로 지어(之於)가 축약된 말이다]
# 출전 : 『논어』?맛㎎??#65379;
# 내용소개 : 이명수(성균관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