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한번으로 잘하면 나는 백 번을, 남이 열 번으로 잘하면 나는 천 번이라도 도전한다.
- 신정근
- 조회수12393
- 2006-03-31
최근(3.10)에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2006년 세계주니어 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김연아가 그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내용이었다. 언론은 그이가 딴 메달의 색깔이나 일본 선수(아사다 마오)를 이긴 것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덩달아서 우리도 결과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
한 분야에서든지 잘 하게 되는 것 또는 최고가 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김연아는 7살 때부터 스케이팅을 시작했고 지금 하루에 8시간 연습하여 새벽 1시에 일정을 끝낸다. 지금의 지위를 유지하고 더 나은 결과에 이르기 위해서 트리플 악셀(Triple axel, 세 바퀴 반 공중 회전) 등을 익혀야 한다. 이제까지의 길도 쉽지 않아 그만두고자 했을 것이고 앞으로는 내려갈 수 없는 위치 때문에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피겨스??鉗첩맛?아니라 야구의 멋진 수비, 농구의 신들린 듯한 슛, 축구의 환상적인 돌파를 보면 흥분한다. 차분하게 한 번 자신에게 물어보자.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 자신의 현 상황을 더 낫게 만들려고 할 때 무엇에 의존해야 할까? 부모의 아낌없는 지원, 공동체의 공정한 기회 제공 등이 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에는 이것이 잘 갖추어질 때보다 그렇지 않는 때가 더 많다. 어디에 기댈까? 이 때만큼 범죄의 유혹을 강하게 느껴질 때도 없을 것이다. 또 나약한 인간으로서 절대자에게 기도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먹여주는 상태에 놓일 수 없다. 밥이라면 내가 씹어서 넘겨야 한다. 우리는 헌신적인 노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는 좋은 선천적 후천적 조건에 있어서 한 번 만에 성공을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할 수 있다면 다른 조건이지만 같은 사람이기에 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도 할 수 있으려면 희망에 기대기만 하고 절망에 울기만 할 것이 아니라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깨진 무릎을 일으켜 세워서 다시 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때 100과 1000은 기계적으로 횟수를 채우는 숫자가 아니라 앞서 실패한 것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되는 영구적인 자기 교정의 횟수를 말하는 것이다.
[人(인): 남(친구, 경쟁자), 能(능): 잘하다(can), 百(백): 백 번을 되풀이하다(repeat)]
# 출전 : 「중용」
# 내용소개 : 신정근(성균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