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하며 형제간에 우?斂?있어서 정사에 베푼다는 것도 정치를 하는 것이다.
- 조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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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29
최근까지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모습은 개인적 성향과 소양의 차이는 있겠지만, 하나같이 자기 주변의 인물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까운 인척의 관리 소홀로 빚어진 일련의 문제들은 제가(齊家)가 나라를 다스리고 경영하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것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정을 원만하게 이끄는 것도 정치라는 공자의 통찰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맞벌이부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해 본다고 하더라도 자녀 교육은 어머니의 몫으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우리가 쉽게 접하는 선현의 일화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맹자의 어머니가 그러했고, 퇴계와 율곡의 어머니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남자는 바깥일을 하고 여자는 가정을 돌본다는 성역할은 부부관계를 규정하는 덕목으로 자연스럽게 유비되었다.
하지만, 제가와 치국의 유기적인 결속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과거 유학자들이 단지 자녀교육을 어머니의 몫으로만 치부하였을까? 퇴계 이황과 서애 유성룡 같은 대학자들도 바쁜 일과를 제쳐두고 자녀와 후손들의 교육에 세심하게 힘썼는가 하면, 다산 정약용은 오랜 세월을 유배지에서 보내면서도 자녀들을 위해 학업진도표를 꼼꼼히 작성하면서 그 진행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사실 유학의 취약점 가운데 하나는 전통사회의 근간이 되었던 가부장문화의 보수적 측면을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학이 가지는 보수적 권위적 이미지의 정점에는 ‘아버지’가 존재한다. 그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아버지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고, 유행이 되어버린 양성주의적 시각으로 그 ‘아버지’를 애써 부인하기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바람직한 사회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곱씹어볼 때, 가정의 주체로서 부모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것은 그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그리고 그 곳에 우리들의 아버지가 있다.
[于(우) : ~에게, 於와 같은 의미. 施(시) : 베풀다, 시행하다.]
# 출전 : 『논어』「위정」
# 내용소개 : 조장연 (성균관대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