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효는 물질적인 봉양만을 말한다. 개와 말도 먹여주니, 공경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구별하겠는가!
- 최영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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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1-27
제자 자유(子游)가 효에 대해서 물으니, 공자께서 대답하기를,“오늘날 효라고 하는 것은 물질적인 봉양만을 말하는데 개와 말과 같은 동물들도 모두 사람이 길러주고 있으니 공경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구별하겠는가?”라고 하였다.
어릴 때부터 우리민족은 ‘동방예의지국’이고 ‘백의민족’이며 효를 중시하는 민족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이러한 구호가 모두 우리의 희망사항을 담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만 든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점을 지키며 살고 있지만, 갈수록 우리 사회가 혼란해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더구나 물질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모든 가치는 물질로 환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사랑조차도 돈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부모에??용돈을 드리고 물질적으로 봉양하는 것만을 효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공자의 말처럼 물질적 봉양만을 효도라고 한다면 애완동물을 보살펴주고 먹이를 주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물질적 가치는 물질이 고갈되면 끝이 나지만 정신적 가치는 무궁하여 끝이 없다. 따라서 부모에 대한 자식의 도리는 마땅히 무궁한 정신적 가치를 중심에 두어야 할 것이다. 너무 가까운 나머지 자칫 소홀하기 쉬운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는 인간의 마지막 사랑이 만나는 접점이다. 숭고하고 고귀한 사랑의 가치는 한 순간도 게으르지 않고 노력하는 가운데 샘물처럼 솟아나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랑은 물질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더욱 빛나는 법이다.
[游(유) : 놀다]
# 출전 : 『논어』 「위정」
# 내용소개 : 최영갑(성균관 기획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