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칠조개에게 벼슬을 하게 하자 "저는 아직 벼슬하기에는 부족합니다.”라고 대답하니 공자가 기뻐하였다.
- 임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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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1
공자가 제자인 칠조개의 인품과 능력을 인정하여 벼슬을 하라고 했는데도, 칠조개는 자신의 인품과 능력이 벼슬하기에 아직 모자란다고 하여 사양하였다. 그러자 공자는 그의 겸손함을 보고 기뻐하였다. 공자 자신이 “삼년을 배우고서 봉급에 마음을 두지 않는 사람을 쉽게 얻을 수 없다.”고 한 것을 보면, 공자의 제자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벼슬하기에 급급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칠조개는 스스로 벼슬을 담당하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사양했기 때문에 공자가 기뻐한 것이다.
공자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소수의 인원이 벼슬을 했기 때문에 요즘의 취직이라는 개념으로 당시의 벼슬을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천거해서 고위직에 등용하도록 추천하는 것과 같았을 것이다. 이 대화가 있었던 것은 아마도 공자가 노나라에서 사구 벼슬을 했을 때인 것으로 추측된다. 공자가 칠조개에게 ‘벼슬을 하라고 권한 것’이 아니라 ‘하게 하였다[使]’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하겠다. 공자가 52세에 사구 벼슬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칠조개는 공자보다 11세 연하였다고 『사기』에 기록하고 있으니, 당시에 칠조개의 나이는 벌써 40세를 넘겼다. 따라서 이미 벼슬할 때를 넘겼고 스승의 인정을 받았는데도 사양한 것이다. 칠조개가 스스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을 ??수 있다.
감투가 너무 크면 그 감투가 흘려내려 눈과 귀를 가린다. 당연히 보아야 할 것도 보지 못하고 당연히 들어야 할 말도 듣지 못하게 된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그것을 곁에서 보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조마조마하겠는가?
맹자도 “오직 어진 사람이라야 마땅히 높은 자리에 있을 수 있으니, 어질지 않으면서 높은 자리에 있으면, 그것은 대중에게 악을 뿌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맹자의 이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나부터 덕과 능력도 없이 높은 자리에 서고자 안달하고 있지 않나 반성해보아야 하겠다. 자기 머리의 크기는 헤아려보지도 않고 감투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지 않은가?
〔斯(사) : 이것, 說 (설/열) : 말하다/기쁘다〕
# 출전 : 『논어』 「공야장」
# 내용소개 : 임옥균(유교문화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