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임금은 어떠한 분이며,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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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9-27
안연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순임금은 어떠한 분인가?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모두 같은 사람인데, 만일 성인의 도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도리는 똑같다. 순임금처럼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다면 성인의 도를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맹자가 안연의 말을 인용하여 한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맹자가 순임금과 같은 성현을 스승으로 삼을 것을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자가 인간의 본성에 관해 “그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에 의해서 서로 멀어진다.”(『논어』「양화편」)라고 주장하였다면,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주장하였다. 동양철학사에서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깊이 있는 성찰과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맹자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맹자는 전국시대라는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 인간의 본성이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고 변질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의 본성이 선함을 주장하여 이러??선한 본성을 잘 보존할 것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인성에 관한 규정은 그와 동시대의 고자나 그 후대의 순자, 양웅, 한유 등의 인성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것을 말하면서 매번 요임금과 순임금을 칭하여 증명하고자 하였다. 맹자는 자신이 강조한 인과 의는 밖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해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인과 의가 우리 안에 내재해 있다는 것을 깨달으려면 요임금과 순임금 같은 훌륭한 성인들을 배우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즉 맹자는 요임금과 순임금 같은 훌륭한 성인들은 모든 인간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선한 본성을 사욕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잘 채웠던 모범이라고 생각하였다. 맹자는 우리들이 이러한 성인들을 표준으로 삼아서 그들의 훌륭한 점을 배운다면 우리도 그들과 같은 선한 본성을 잘 드러낼 수 있게 되며, 결국에는 이러한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맹자의 성선설에 대한 견해를 볼 수 있다. 맹자의 성선설에는 인간을 따뜻하게 보고자 하는 마음이 투영되어 있으며, 적어도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점에서 인간을 평등하게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맹자는 공자의 도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자신의 소임으로 삼았지만 공자 이외에도 요임금과 순임금의 도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자신에게 부과된 임무로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양주와 묵적의 도가 횡행하는 것을 목도하고 그들의 사상을 비판하였던 것이다.
#출전: 『맹자(孟子)』「등문공 상(滕文公 上)」
#내용소개: 이상훈 (유학동양학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