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들은 기뻐하게 하고 먼 사람들은 살러 오게 한다.
- 신정근
- 조회수10552
- 2012-05-31
이 구절은 초나라의 섭공이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가 대답한 말이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국민을 상대로 표를 달라고 애원한다. 아울러 다른 경쟁자에 비해서 자신이 지역이며 나라를 살기 좋게 만들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선거에 나서는 사람이 스스로 못났다고 ??일이 없으므로 제 잘난 점을 돋보이게 하는 당연할지 모른다.
선거 때 후보자의 말만 들으면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지역이면 지역, 나라면 나라 모두 좋아지리라 생각할 수가 있다. 선거가 끝나고 당락이 결정되고 당선자가 직무를 시작하더라도 이전과 좋아졌다는 이야기보다는 그저 그렇다거나 나아지기보다 더 나빠졌다는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온다.
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선거 앞이나 뒤나 같은 사람인데 왜 처음과 끝이 같지 않고 다른 것일까? 언론과 정치인 그리고 유권자 모두 책임이 있다. 언론은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또 약속대로 진행되는지 의제화시켜야 한다. 정치인은 무조건 당선되고 볼 일이라며 선심성 발언을 내놓을 게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권자는 그놈이 그놈이라며 체념할 게 아니라 후보자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서 심판의 권리를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 이처럼 각자 제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정치인은 유권자와 언론을 무서워하며 타당한 공약을 내걸고 내건 공약을 지키느라 최선을 다하게 된다. 어느 한쪽이라도 제 역할을 엉터리로 하게 되면 “대충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울러 정치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그 목적(이상)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 학생, 기업 모두 자신의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최대로 노력한다. 결과가 예상만큼 좋지 않으면 스스로 책임을 느낀다. 정치인도 목적을 세워서 스스로 그것에 다가서도록 노력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언론도 해당 시기의 정치인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를 공론화시켜서 끊임없이 책임의식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유권자도 목표를 정해서 정치인으로 하여금 그것에 실현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할 때 엄정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19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근열원래近說遠來”라는 목표를 삼았으면 한다. 쇼와 이벤트로 사람을 불러 모을 게 아니라 진정성과 실효성으로 사람이 모여들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준과 심판을 분명히 해야겠다.
# 출전: 논어(論語) 「자로(子路)」
# 내용소개: 신정근(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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