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充實)한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 심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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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0-10
사람은 누구나 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특히 현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누가 더 아름다운가를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내가 남보다 더 아름답게 보여서, 좀 더 좋은 조건과 환경에서 잘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오늘도 거울 앞에 선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유행 따라 변하는 시각적 기준만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맹자의 말을 통해서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충실지위미”라는 말은 맹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맹자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선(善)․신(信)․미(美)․대(大)․성(聖)․신(神)의 여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고자 할 만한 것을 ‘선(善)’이라 하고, 선을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신(信)’이라 하며, 선이 몸속에 가득 차서 실하게 된 것을 ‘미(美)’라 하고, 가득 차서 빛을 발함이 있는 것을 ‘대(大)’라 하며, 대의 상태가 되어서 남을 변화시키는 것을 ‘성(聖)’이라 하고, 성스러우면서 알 수 없는 것을 ‘신(神)’이라 한다.”고 하였다.
맹자는 이렇게 아름다움의 수준을 ‘선’으로부터 ‘신’까지 차등적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선․신․미는 인간 내면의 상태를, 대․성․신은 인간 외면의 상태를 형용한 말이다. 우리는 맹자가 아름다움(美)을 인간 내면의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맹자에 있어서 비어 있거나 쭈그러진 것은 아름다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선이 없는 것은 비어 있는 것이고, 선이 부족한 것은 쭈그러진 것이다. “충실한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한다.”는 말은 선을 확충시켜 대인․성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제시한 인격적 심미표준이다. 맹자가 말하는 미인은 6단계 중 겨우 제3단계에 불과하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지나칠 정도로 미인이 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을 너무나 가볍게 뜯어 고쳐버린다. 특히 현대의 젊은 여성들에게는 성형수술이 거의 필수 항목이 되어 버렸다. 거리에는 같은 모양의 코와 눈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요, 방학이 끝난 대학 캠퍼스에는 지난 학기에 정들었던 학우가 낯선 모습으로 나타나는 예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미인은 선으로 충실해진 미인이 아니다. 고작 돈을 받고 메스를 들은 성형외과 의사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미인일 뿐이다. 우리는 맹자의 말씀대로 좀 더 내적 충실을 다져 진정으로 아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전 : 『맹자(孟子)』「진심하(盡心下)」
#내용소개 : 심현섭(성균관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