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
- 서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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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8
공자보다 30세 연하였던 자공은 매우 인간적이며 누구와도 잘 어울렸으며 남의 어려움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보인다. 거기에 영민하고 겸손하여 우쭐대는 일이 없었다. 당시 주변의 여론이 좋았고 요새말로 인기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느 때는 그 인기가 때로는 공자를 넘어서는 경우마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숙손무숙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노나라의 대부로서 당대의 권력자였다. 『논어』에 보면 그가 공자 사후 어느 날 조정에서 다른 대부들과 이야기하면서 "자공이 공자보다 낫다"「자장19」는 말을 한 기록이 보인다. 또 진자금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자공보다 젊은 사람이었다. 그도 언젠가 자공에게 "당신은 공손하십니다. 중니가 어찌 당신보다 낫다 하겠습니까?"「자장19」하는 말을 했다. 진자금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공을 상대적으로 더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이런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만일 백성에게 은혜를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면 어떻겠습니까? 仁하다고 할 만 합니까?” 묻는다. 그러자 공자께서 “어찌 어질다고만 하겠는가? 반드시 성인이니라. 요순 같은 사람도 그렇게 하기에는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다.”말한다. 이어서 “가까운 것을 취해 남에게 비유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의 올바른 방향이다.” 스승은 인을 행하는 순서와 방법까지 자상히 일러 준다. 자공이 당시 인기를 의식해서 일까? 仁을 묻는 순간 스승에 대한 겸손은 사라지고 능력의 과대평가 은근한 자기과시란 私慾의 기미마저 번쩍인다. 인(仁)은 자기가 인을 한다고 하는 순간 인이 아님을 알아야한다. 자기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자연스럽게 사랑을 하면 그게 참 인이라 할 것이다. 인을 한답시고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인은 옆 사람까지 피곤케 하는 일인 것이다. 박시제중은 순수한 마음에서 남이 알까 싶게 “은혜를 널리 베풀어 가까운 이웃부터 많은 사람을 구제한 일”이라 할 것이다.
# 출전 :『논어(論語)』「옹야(雍也)」
#내용소개 : 서우열(한남대 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