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않은 칭찬이 있고, 온전함을 구하려다 받는 비방이 있다.
- 엄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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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8
이 말은 맹자가 사람의 행동을 실제와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늘 상존한다는 것을 잘 드러낸 말이다. 맹자의 말은 비방하고 칭찬하는 말이 반드시 그 실제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기를 닦는 사람은 이러한 평가를 갑자기 즐거움과 근심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되고, 사람을 관찰할 때도 이것으로 가볍게 진퇴를 결정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사람에 대하여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정당하지 못한 호오의 감정을 가지기 쉽다. 이러한 점에서 맹자는 사람에 대한 경박하고 갑작스러운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예상치 않은 칭찬과 관련해서는 미생(尾生)의 믿음에 관한 일화가 있다. 미생은 본래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비가 와서 물이 차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마침내 빠져 죽는 것을 피하지 못하였는데, 후세에 약속을 지켰다는 칭찬을 들었다. 미생은 실은 완고하게 믿다가 빠져 죽은 것인데도 사람들에게 믿음을 지킨 사람으로 칭찬받은 것이다.
중국에서 명사수의 대명사인 후예(后羿)의 신화는 온전함을 구하려다 비방을 받은 좋은 예에 속한다. 천제인 제준(帝俊)에게는 열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매일 한명씩 떠올라 열흘마다 한 번 씩 하늘을 순환하는 태양이었다. 이 태양의 아들들은 각각 돌아가면서 어머니인 희화(羲和)가 끄는 수레를 타고 정해진 노?굻?따라 하늘을 순환하였다. 그러나 단조롭고 무료한 하늘의 운행에 흥미를 더하고자 열 개의 태양 아들들은 어느 날 한꺼번에 떠올라 대지를 온통 태우는 것이었다. 이에 제준은 분노하여 후예에게 아들들을 혼내주라고 하였다. 이에 후예는 하늘에 떠 있는 열 개의 태양을 하나씩 쏘자 깃털을 날리며 떨어지는 것은 거대한 황금빛의 세발 달린 까마귀(三足烏)였다. 후예는 내친 김에 화살이 하락하는 대로 아홉 개의 태양을 모두 떨어뜨렸다. 제준은 아들들을 혼내주라고만 이야기했는데 후예가 제준의 부탁을 철저히 수행하고자 하여 아들들을 다 죽이자 다시 화가 나서 후예를 지상으로 추방하였다. 이 후예의 경우가 바로 온전함을 도모하려다 받는 비방이라고 할 수 있다.
맹자가 말한 예상치 못한 칭찬과 온전함을 추구하려다 받는 비방은 어떠한 사람의 행동의 실상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주관적인 평가의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맹자의 이 말은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한 사회적 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관적인 관점에 따라 사물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공자가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미워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해도 또한 반드시 잘 살펴보라(『논어』「위령공」)”고 말한 것은 바로 이러한 주관적인 편견에 따른 평가의 오류를 경계한 말이다.
#출전; 『맹자(孟子)』「이루(離婁)」
#내용소개; 엄연석(한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