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從道不從君, 從義不從父, 人之大行也.
<해석>
도를 따르지 군주를 따르지 않고, 정의를 따르지 아버지를 따르지 아니하는 것, 인간의 가장 큰 (도덕적) 행위이다.
<내용>
지식인은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 대하여 항상 비판을 가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항상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권력의 힘에 굴복하거나 정실(情實)에 이끌려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챙기기에 급급한 이들이 사회에서 지식인과 지도자의 행세를 하고 있을 때 그 사회는 분명 타락하기 마련이다. 지난해 연말 대통령 밑에서 국정을 수행했던 고위 공직자들이 청문회 자리에 나와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하여 조금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은 누릴 수 있는 권위와 권력을 다 누리고, 자신과 관련된 직무는 유기하고, 이권은 재빠르게 챙겨온 것이 명백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는 말로 일관하면서 비겁하고 뻔뻔하게 발뺌하기 바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최근 초등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 책임을 추궁하면, “나는 모른다” “나와는 관계없다”라는 말을 먼저 한다고 한다. 단지 우스갯소리로 넘기고 말기에는 기성세대로서 그들에게 모범을 보여준 것이 없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공자도 “부귀(富貴)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면 거기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가난과 천함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벗어나지 못하면 가난함과 천함을 당연히 여기고 살아야 한다[『論語』「里仁」: 子曰 富與貴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 貧與賤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라고 말한다. 이 말은 부귀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도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옳고 그름을 따져 물을 수 있는 ‘공정한 마음[公心]’, ‘깨어있는 마음’이 없으면, 우리는 쉽게 편법을 동원하여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사회적 공익을 저버리는 행위를 선택할 것이다. 우리가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려고 한다면, 자신의 양심의 소리를 항상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남과 더불어 살려고 하는 깨어있는 마음이 매 순간 작동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출전> : 『순자(荀子)』 「자도(子道)」
<집필자> 박승현 /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