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爲學緊要大頭腦, 只是立志.
<해석>
학문을 하는 데 가장 긴요한 핵심은 오직 뜻을 세우는 것이다.
<내용>
자고로 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무릇 뜻을 세워야 한다. 뜻이 견고하지 않으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기 어렵다. 무슨 일을 대하든 먼저 그 일에 뜻을 두고 오로지 거기에 집중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만약 뜻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사업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다. 비단 사업뿐만 아니라 학문 등 각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양명이 학문을 하는 데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성인이 되겠다는 뜻을 세우는 일이다. 성인이 되려는 뜻을 세워야 학문에 진보가 있기 때문이다. 양명의 마음속에는 당시 일반 사람들이 추구하는 목표,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독서를 통해 성현의 인격을 배우고, 나아가 자기 인격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당연히 성인이 되기 위해서도 시시각각 절실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가장 우선적인 조건은 학문의 근본에 힘쓰는 것이다. 양명은 뜻을 세워 학문의 근본에 힘쓰는 것을 나무 심기에 비유하고 있다. 나무를 처음 심을 때에는 오로지 나무가 잘 뿌리내리기만을 바랄 뿐, 심는 그 순간부터 싹이 돋아나고 줄기와 가지가 생기기를 바라거나 잎이 생기고 꽃을 피워 열매 맺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다만 조장하지도 말고 잊어버리지도 말며, 씨가 발아했을 때 오로지 알맞게 물을 주어 생명을 북돋아주기만 하면 저절로 줄기와 가지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 맺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뜻을 세워 공부에 힘쓰는 과정은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순서를 무시하고 엽등(躐等)을 통해 어느 한순간에 이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반드시 뜻이 높으면 품격도 높고, 뜻이 낮으면 품격도 낮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다만 지향하는 바가 원대하기만 하다면 무엇을 이루려고 생각하든 모두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양명 또한 자신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성공을 향해 나아갔다. 설령 온갖 고난에 직면하는 일이 있더라도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앞날을 내다보며 저마다 마음속에 자신의 꿈과 이상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출전> 『전습록(傳習錄)』상(上) 144조목
<집필자> 임홍태_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