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至善是心之本體
<내용>
주자에 의하면, 사물마다 일정한 이치가 있으므로 각 사물에서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양명은 지선이란 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본체라 해석하여, 지선을 외부 사물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밝은 덕성을 밝혀서 이르는 경계라 하였다.
무엇을 지선이라 하는가? 지극한 선이란 선의 최고 경지로서 악과 대비되는 상대적인 의미의 선이 아니라 선악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의 절대적인 선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양명은 이를 무선무악(無善無惡)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무선무악이란 말 그대로 상대적인 의미의 선악이 없다는 것이니, 이는 우리들이 따라야 하는 준칙이나 규범으로서의 양지(良知)를 말하는 것으로, 양명은 이를 명덕(明德)이라 표현하고 있다.
지선은 어디에 있는가? 어떻게 하면 지선에 머물 수 있을까? 지선을 마음의 본체로 파악하고 있는 양명에게 있어서 지선은 당연히 마음에서 구해야 한다. 지극히 선한 사람이 되는 일이나 지극히 선한 행위를 하는 일이나 모두 마음과 관련된 것이지 마음 밖의 사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마음은 본래 지선한 존재로서 명덕인데, 무슨 이유로 이를 밝히는 공부가 필요한가? 다시 말하여 마음의 본체로서의 양지는 본래 지선하고 명덕한 존재인데 무엇 때문에 다시 밝히는 공부가 요구되는가? 이는 모든 사람이 선천적으로 양지를 지니고 태어나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양지를 발현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명덕을 지니고 있다는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내재된 명덕을 잘 발현시킬 수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외부적인 사욕이나 물욕에 의해 명덕의 본래 밝은 모습이 가려져 그 본래 모습을 발현시킬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명덕을 밝히는 공부가 요구되는 것이다. 명덕을 밝히는 공부를 통해 본래의 밝은 모습을 회복하면, 그것이 바로 마음의 본래 상태인 지선한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 마음은 사욕이나 물욕에 가려지지 않은 상태로서의 천리(天理)이니, 이치는 밖에서 조금이라도 보탤 필요 없다. 다만 이 마음에서 인욕이나 물욕을 제거하고 천리를 보존하는 데 힘쓰기만 하면 된다. 이처럼 지극한 선은 오직 마음에서만 구할 수 있으니, 단지 이 마음이 완전히 순수한 천리의 상태에 이르기만 하면 지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양명이 심즉리를 말하는 이유이다.
<출전> 『왕양명전집』 「전습록」상 2조목
<집필자> 임홍태 / 성균관대 BK21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