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歌舞)是皆取法乎天也, 非經營於私智也.
法(법) 본받다, 經(경) 따르다, 營(영) 만들다, 私(사) 개인, 智(지) 꾀
<해석>
(노래와 춤은) 모두 자연[天]을 본받은 것이지 개인의 사사로운 꾀로 만든 것이 아니다.
<내용>
전통시대의 樂은 오늘날 우리가 樂을 음악이라고 한정하여 이해하는 것과는 달리 노래(악곡과 가사)와 춤이 모두 합쳐진 종합예술이다. 그것의 제작 원리는 고대 유가의 경전인『예기(禮記)』「악기(樂記)」에 “자연[天]을 본받아 제작되었다[樂由天作]”라고 전한다. 유가 악론의 전통을 이어 받은『악학궤범(樂學軌範)』「서(序)」의 첫 문장에도 “樂이라는 것은 자연[天]에서 나왔다[樂也者, 出於天]”라며, 樂의 근원이 자연[天]에 있음을 강조한다.
전통시대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순환하는 하늘로 대표되는 거대한 자연을 보며, 모든 자연현상들을 자연[天]의 뜻으로 인식하기에 이른다. 전통시대 사람들이 인식했던 자연[天]의 법칙에는 태극(太極)․음양(陰陽)․사상(四象)․오행(五行)․팔풍(八風)․10천간(天干)․12지지(地支)․12차(次)․24절기(節氣) 등이 있다.이로써 보면 전통시대의 樂은 태극․음양․사상․오행․팔풍․천간․지지․12차․24절기 등과 같은 자연[天]의 이치와 법칙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 악론(樂論)의 내용을 보더라도 오행과 5음(궁․상․각․치․우), 열두 달과 12율(황종․대려․태주․협종․고선․중려․유빈․임종․이칙․남려․무역․응종), 팔쾌 및 팔풍과 8음(금․석․사․죽․포․토․혁․목) 등이 유기적인 관계로 논의된다. 이는 전통시대 사람들이 5음과 오행, 12율과 열두 달, 8음과 팔괘 및 팔풍 등이 서로 감응(感應) 관계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통시대 사람들은 이처럼 자연[天]을 본받아 樂을 제작함으로써 하늘과 樂이, 자연과 인간이 서로 감응관계 속에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믿었다. 특히 이상적인 樂이 되기 위해서는 하늘과 땅의 ‘중화(中和)’에 들어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이상적인 樂은 태극․음양․사상․오행․팔풍․10천간․12지지․12차․24절기 등과 감응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악무의 조건들을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은 물론, 그것의 표현에 있어서 감정이 밖으로 지나치게 드러나지 않고, 드러나더라도 절도에 맞으며, 감정의 표현이든 소리의 사용이든, 춤동작의 움직임이든, 그것의 사용이 지나치거나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하늘과 땅의 중화에 들어맞는 이상적인 樂이라는 명예를 얻게 된다.
<출전> : 『악학궤범(樂學軌範)』 「서(序)」
<집필자> : 김미영/유교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