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구>
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盤(반): 대야 銘(명): 새기다
<해석>
탕왕의 세숫대야에는 ‘진실로 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라’고 새겨져 있다.
<내용>
우리가 세수를 하며 얼굴에 묻은 더러움을 씻어내듯이 옛날 은나라의 탕 임금은 마음에 묻은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매일같이 자신을 수양했다. 그는 대야에 새겨놓은 글을 보며 나날이 새로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진보시켰고, 하루하루 더 나아진 정치를 펼침으로써 성군(聖君)의 반열에 올랐다.
흔히 우리는 ‘어제의 나’보다 나은 ‘오늘의 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작가 헤밍웨이도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해서 고귀한 것은 아니다.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고귀한 것이다”라는 어록을 남겼는데,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해지기 위해서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탕왕이 새겨놓은 글귀처럼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고 또 새롭게 하는 자기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공부로써 지식과 능력을 배양하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며, 이전까지의 관행과 습관에서 탈피해 과감히 도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창의적인 안목을 키우고 반성과 성찰로 자신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나’는 ‘새로운 나’, ‘더 나이진 나’가 되어 끊임없이 발전하는 삶을 열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붉은 여왕 효과(Red Queen effect)’를 떠올려 보자.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엘리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 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계속 뛰어야 한다.” 어떤 대상이 변화해도 주변 환경 역시 같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큼 달라지지 않고서는 그 자리에 머물거나 도태된다는 것이다.
나를 새롭게 하고 하루하루를 새롭게 만드는 노력 또한 마찬가지다. 내가 업그레이드되면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업그레이드된다. 내가 성장할수록 내가 마주하고 감당해야 할 일들의 난이도도 상승한다. 따라서 전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탕왕이 진실로 새로워지려면 ‘하루하루’, 그리고 ‘또’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한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새로워지고자 한다면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 거듭하고 또 거듭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출전> : 『대학(大學)』 「전2장(傳二章)」
<집필자> : 김준태 / 성균관대 유학대학 연구교수
[요약] 오늘날과 같은 전대미문의 과학기술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늘 새롭게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꾸준한 공부로써 지식과 능력을 배양하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며, 창의적인 안목을 키우고 반성과 성찰로 자신을 더욱 깊게 만들어야 한다. 나날이 새로워야 한다는 탕왕의 가르침처럼 말이다.